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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G 20기 - 최영은 조회수 : 1,140, 2013-03-04 10: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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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영국 봉사 수기>
Placement: Lincoln Nettleham Methodist Church

TFG 20th 최영은(Choi Young-Eun)

제가 영국의 교회로 봉사활동을 간다고 말했을 때 어떤사람 선교사역이라 말하기도 하였고 어떤사람은 어학연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녀온 지금, 저는 지난 11개월의 시간을 ‘진짜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영국에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고 말했을 때 많은 분들은 영국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의아해 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이고, 좋은 것들이 너무 많고,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그런 곳에 봉사활동? 저도 같은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그렇게 풍족하고 축복받은 나라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봉사활동을 지원하고 여러 절차를 거쳐 합격하고 플레이스먼트에 배정을 받기까지 하루하루가 일년같은 나날을 보내다가 7월의 어느날 국제전화로 걸려온 한통의 전화를 받았고, 그 전화의 주인공은 제가 갈 교회의 영국인 목사님이었습니다. 저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1지망에 교회를 적었고 감사하게도 교회로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4월에 워크샵 및 2차 영어인터뷰를 하고 4월 말 결과가 나오고, 플레이스먼트가 배정되기까지 세달 정도를 기다리는 그 시간이 하루가 정말 일년 같았습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나의 때도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내려놓았을 때 7월 중순 즈음 영국 플레이스먼트에서 연락이 왔고 꿈에도 그리던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사실 회화도 안되는 왕초보의 실력이었지만 정말 좋으신 목사님께서 말도 안되는 영어를 알아들어주시며.. 출국날짜를 함께 정했습니다.

출국 날짜가 정해진 후 모든 것이 한달 안에 이루어졌고 한달 동안 정말 발바닥에 불이나게 뛰어다녔습니다. 대사관과 은행, 봉사활동 증명서, 건강검진, 경찰서, 티켓 예약... 하지만 출국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다보니 이 모든 것이 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준비로 여겨졌습니다.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날이 밝았고, 8월 24일 아무것도 모르는 새 땅으로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가족들과 1년동안 떨어져 지내본 적은 없어서 어떤 느낌인지도 모른채 어리버리하게 비행기를 탔는데 엄마는 저를 배웅하고 집으로 가시는 동안 계속 우셨나봅니다. 저는 에미레이츠 항공을 타고 두바이에서 경유를 해갔는데, 그 곳에 도착해서 엄마께 전화를 하니 한국을 떠난지 7시간이나 지난 시간이었지만 엄마의 목소리는 그때까지도 잠겨 있었습니다. 그 목소리를 듣고 나서는 저도 두바이에서 영국행을 탔을 때에는 갑자기 몰려오는 때이른 향수에 비행기 창을 보며 울었습니다.

35도를 넘나드는 한국의 8월이었지만 하루 꼬박 걸려 영국에 도착했을 때에는 떨어진 온도와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전형적인 영국 날씨는 마치 겨울처럼 느껴졌습니다. 공항에 도착해 함께 살게 될 주인아주머니와 1년 동안 저를 관리해줄 슈퍼바이저를 만나서 새로운 곳으로 가는 동안 ‘이제 정말 시작되는구나.’ 라고 영국에 왔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반대편인 운전석 좌석과 왼쪽으로 운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습니다. 도착하고 이틀 후부터 참석한 크리스천 청소년 캠프에서는 매일 샌드위치와 씨리얼로 밥을 대신하고 4일 밤을 폭풍같은 바람이 부는 벌판에서 텐트와 침낭으로 추위와 싸우며 영국의 늦여름 밤을 매일매일 향수에 젖은 눈물로 보냈습니다.

그 곳에서 동양인이라고는 한명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빨리빨리 영국을 배워나가는 방법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새로운 사람에게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지? 하며 먼저 다가오지 않는 그들에게 서운한 마음도 들었지만 내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는 이상 새로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는 것이 그들의 문화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2주 정도 적응의 시간을 가진 후부터 본격적인 저의 일과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영국 중부의 링컨이라는 도시의 네틀햄 마을 교회에 봉사자로 속해 있으면서 교회에서 연계되어 하는 거의 모든 행사에 도우미로 참여하였습니다.

마을전도와 학교전도를 중심으로 일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영국의 기독교 문화에 대해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교회가 그러했듯이 영국은 성공회를 국교로 하고 있어서 거의 모든 학교들이 교회와 연계되어 있었고 지역에서 교회의 역할이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입학한 학생들에게 성경책을 나눠주는 일이 흔하고 점심시간에는 교회 차량을 학교 안에 가져가서 전도도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하나님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주변에 너무나도 많았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지식적으로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주에 교회에 나갔을 때 젊은이들은 찾아 볼 수가 없었고 나이 많으신 분들이 반겨 주시는데 감사하기도 하면서 마음 한구석에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예배를 드리는게 끝이었고 일주일 중 주일 오전 두 번의 예배 밖에 없는게 새로웠습니다.

영국에 있는 동안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문화 충격을 느꼈는데 그 중 하나가 성경공부 하는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Alpha course라는 성경 공부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성경공부를 시작할 즈음 인도하시는 목사님께서 맥주를 한잔 들고 들어오시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눈앞에 펼쳐졌고 그 곳의 크리스찬 문화를 알아가고 크리스천의 삶과 자세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영어가 서툰 시절, TV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을 보는데 한쪽 팔이 없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진행을 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하지 않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영국에서는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었고, 다수의 이익을 생각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소수의 약자를 위한 배려를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영국생활은 경영학과 복지를 공부하는 저에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나라에 대한 프라이드는 어느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고, 영국 역사에 대해 물었을 때 눈물을 글썽거리며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던 홈스테이 아저씨의 모습은 아직도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해할 수 없는 문화적 차이들이 많이 있었지만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그저 서로 다른 것 뿐이라는 생각으로 지내다보니 영국과 한국 사이의 다른점을  절충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곳 문화에 익숙해져 지내는 것도 한결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건강의 문제로, 때로는 표현할 수 없는 한국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해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스카이프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한국의 가족들과, 그리고 영국에서 동기들과 공짜로 화상통화를 할 수 있는 좋은 여건에서 살고 있었지만 이따금씩 찾아오는 낯선 순간순간은 화상통화만으로는 그리움을 채울 수 없는 향수였습니다.

또한 청소년들 모임에서는 영어를 배워도 넘지 못할 그들만의 세계가 있었고, 홀로 길을 다닐 때에도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받았던 유쾌하지 않은 관심은 한국을 더욱 그립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동기들이 있었기에 비록 영국 곳곳에 흩어져 지냈지만 같은 시간대에 같은 나라에서 지내고 있다는 것이 힘들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의지가 되었습니다.

봉사활동 속에서도 가끔 무례한 아이들로 인해 상처받고 돌아온 다음에는 동기들에게 후련하게 털어놓고 그 후에 더 좋은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에 있는 동안 감사하게도 많은 다른 나라를 밟을 기회도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 기관에서 용돈이 들어왔고 3개월마다 일주일씩 휴가가 주어졌는데, 많은 이들이 떠나고 싶어하는 유럽여행이 무엇일까 궁금해 기회가 왔을 때 감사함으로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사실 영국으로 오기 전만해도 영국 내에 있는 곳들만 다녀도 감사할 텐데 혹시나 유럽여행도 갈 수 있을까? 라고 나름 소망을 들고 왔는데 그 기대들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한 순간 순간들이 너무나 벅차고 감사했습니다. 돈이 넉넉지 않은 봉사자들이라서 아끼고 아껴서 비행기 티켓과 숙소들도 항상 가장 저렴하면서 평이 좋은 것들로 예약했고, 그렇게 몇 번 유럽여행을 다니다보니 여행의 여러 가지 노하우와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는 수 많은 방법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온갖 영어로만 되어있는 사이트에서도 가장 좋은 것을 찾을 수 있는 검색 능력이 생겨서 나중에는 친구들의 여행 디자인까지 도와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또 한번 느낀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 라는 것이었습니다.역사에 흥미가 없었던 저는 첫 번째 여행에서 지나친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두 번째 여행부터는 사전조사부터 꼼꼼히 하고 다녔고, 그 후 TV나 교과서로만 보던 것들을 실제로 보고, 그 땅을 밟는 느낌은 신기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통해 여러 나라의 역사를 스치고 오면서 조금이나마 세계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한국을 떠나있는 11개월의 시간동안 저는 얻은 것이 참 많이 있습니다. 먼저는 제 자신을 바로 볼 수 있게 되었고, 다른 문화를 통해 열린 마음을 얻었고 우리나라를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들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게 되었고, 맞지 않는 영국음식들로 인해 한국음식을 해 먹으면서 요리 실력 또한 부쩍 늘었고, 먼저 다가가는 적극성과 미국인들이 부러워하는 영국 악센트의 영어, 그리고 모르는 곳도 아는 곳처럼 다니고, 소매치기와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는 이 봉사활동이 단순한 외국 생활 경험이 아닌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적절한 곳으로 보내진 저를 위한 인생 여행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 곳에서 외국인이기 때문에 현지인들처럼 능숙하게 도움을 준 부분이 많이 없었더라도 제가 가진 마음을 나누었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로 가치를 나누었다고 확신합니다.

저에게 이런 황금같은 기회를 주신 TFG와 도움을 주신 ISEE 실장님, 대리님, 그 외에 모두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이 곳을 통해 또 하나의 인연이 된 동기들도 너무너무 고맙고! 영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어디에서나 동일하게 함께 해주시는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ISEE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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