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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G 7기- 서원태 조회수 : 1,637, 2008-05-21 15: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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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축구의 나라.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뭐 이런 이야기들만 들었지. 내 머리속에 지구 반대편 영국은 그리 중요한 나라가 아니었다.
또한 영어도 마찬가지^^. 그런데 어느 순간 9시간의 시차가 나는 이곳에 앉아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영국사람을 친구로 사귀며 살고 있다니... 신기한 일이다.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사연을 말하자면 꽤 길다.  
주된 계기는 함께 영어 스터디를 하던 교회친구의 소개를 통해 영국봉사활동(TFG)를 알게 되었고,
영어의 필요성과 내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그래서 결국 우여곡절 끝에 현재까지 6개월여의 기간을 영국에서 살고 있다.

우선 내가 사는 곳은 런던의 2존에 있는 Queen's park station (지하철 역명) 근처의 킬번(Kilburn)이라는 곳에 살고 있다. 처음에 난 이 지명에 무슨 사연이 있는 줄 알았다. kill+burn이 아닌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내가 추측한 것이 맞기라도 한 것처럼 가끔씩 들리는 비명(?) 소리, 화약 소리(처음엔 총소리인 줄 알았음^^)에 조금은 쫄았다. ㅋㅋㅋ. 그래서 조금이라도 어두워지면 항상 '뒷차기'를 염두에 두고 거리를 다녔다^^. 그러나 조금씩 이곳 환경에 적응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다지 위험한 지역이 아니라 생각한다.

나는 감사하게도 2개의 기관에서 일을 하기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하나는 내가 사는 곳의 OK Club이다.  나이트 클럽이름 같지만, 그냥 아이들과 틴에이져들을 위한 기관이다.

풀 네임은 Oxford Kilburn Club으로 옥스포드 대학의 기독동아리에서 오래 전에 킬번에 설립한 기관이라는 뜻이란다. 여기서 사무직원(Administrator)을 도와 약간의 클럽 행정을 보조하고,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아이들과 함께 한다.

태권도를 도장에서 가르쳐 본 경험을 살려서 이곳의 아이들에게 이를 가르치고 있는데, 짧은 영어 때문에 그리 녹녹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이 태권도에 관심을 나타내고 경외감을  보일 때는 정말 뿌듯하다.

가끔씩 한 반을 맡아 짧은 그룹타임을 진행할 때 역시 내겐 썩 기쁜 시간은 아니다. 왜냐면 짧기 때문이다. 영어가. ㅋㅋㅋ. 그렇지만, 여기 온 이후로 놀라운 것을 목격했다. 아이들이 사회화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처음에 여기 왔을 때, 흔히 한국 어른들이 쓰는 슬랭, '개고기'(망나니)에 해당하는 아이들-결코 말 안듣고 하고 싶은대로 하는 아이들-이 남을 배려하고, 적절한 지적에 수긍하는 모습을 본 것! 이다. 놀라웠다. 교육의 효과를 본 것이다. 그 맛에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틴에이져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틴에이져들과는 부딪힐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이들은 한국의 중고생보다 더 무섭다. 왜냐면 이들을 한국의 정서와 같이 혼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이 힘으로 나온다면, 방어는 할 수 있지만 절대 반격할 수 없다. 아동보호법인가 뭔가가 있기 때문이란다. 그야말로 도망치란 말이다. 하지만, 유스워커가 어떻게 도망가겠는가? 진퇴양난이다. 한 번은 이런일이 있었다. 축구클럽에서 사무직원(Administrator)의 열쇠와 지갑과 핸드폰을 탈취(?)하는 장난을 쳤다. 그리고는 지갑과 핸드폰은 돌려줬는데 열쇠를 안 돌려 준 것이다. 그 열쇠는 클럽의 모든 문의 열쇠가 다 있기 때문에 클럽 보안에 상당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것 때문에 영화에서나 들어보는 '뻑뻑^^' 소리를 실컷 들을 수 있었다.  

내가 담당하는 클럽이 아니기에 난 사무실에서 메일을 체크하고 있었다.
하두 체육관이 소란스럽기에 내려갔더니 아이들이 식식거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직원 한명과 봉사자 한 명, 그리고 아이들 대 여섯명이 축구클럽이후에도 실갱이 중이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그 자리를 ? 柳?뜰 수 없어서 함께 하고 있었는데 한 시간 쯤 지난 후에도 계속 무례하게 굴기에 나도 모르게 갑자기 혈기(?)가 발동했다.

그리고 '너네 결백하냐?', '그럼 뭐가 문제냐?', '집에 가라'고 말했다. ㅋㅋㅋ. 그랬더니. 아이들이 움찔했다.
내가 태권도를 가르친다는 소문을 들었던 것 같다. 여튼 아무리 말해도 안 듣던 아이들이 내가 한 마디 함으로써 집에 돌아갔다. 직원들 사이에서 이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그야말로 난 떴었다. ㅋㅋㅋ.  

또 하나의 기관은 교회이다.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 교회에서 일한다. 교회의 자잘한 일거리들을 돌보고, 주일에는 주일학교와 성경공부를 인도한다. 교회의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클럽의 아이들과는 다르게 많이 온순하고 고분고분하다. 많은 부분이 한국교회의 주일 모습과 다르지 않다.

많이 정제되어 있고 질서가 있는 한국의 문화와는 다르게 이들의 문화는 많이 자유분방하다. 그것 가운데서 형성되는 사회. '개념없는 사회'라고 군인들은 부를 수 있겠지만, 여전히 선진국으로 남아 있는 영국. 분명히 배울 점이 있는 것 같다. 결론으로 한 마디 하자면 이 곳에서의 1년은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좋다.^^

정말, 정말로 횡설수설 글을 썼다. 이 글을 읽는 이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듯 해서 상당히 미안하다.^^  영국 자원봉사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음 좋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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